옷눗역 근처인 숙소에 짐을 풀고 동네를 둘러보기 위해 해가 질 무렵 나가보았는데 숙소 바로 앞에 인도요리 음식점이 눈에 딱 띄어서 들어가 보았다. 음식점 이름은 Om Ganesh Indian Restaurent 1997. 1997년부터 장사를 했다는 뜻인가? 아무튼 평소 난과 카레를 아주 좋아하는데, 숙소 바로 앞에 인도음식점이라니.. 너무 반가웠다.
에어컨이 있는 실내는 없다. 지붕만 있고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형태의 식당이다. 옷눗역에서 가까이 위치해 있으며 구글맵을보고 충분히 찾을 수 있다.(구글맵상으로 온눗역에서 4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에어컨은 없지만 천장에 선풍기는 달려 있다. 인테리어가 투박하지만 나름 특색 있다. 주방을 보지는 못해서 위생상태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홀은 깔끔하다. 테이블은 8개 정도 있다.
화려한 색상의 등과 도로의 열기와 소음이 더해진 공간. 이것이 인도 현지 로컬의 감성일까?
자리에 앉으니까 메뉴판과 함께 내오는 서비스 과자와 정체모를 소스. 맛은 두부과자 맛과 비슷하다. 꼭 호프집 가면 서비스로 주는 뻥튀기 같은 느낌이다. 나는 요리를 먹어야 하기에 한 개 집어 먹고 안 먹었다.
메뉴가 무지하게 많았다. 봐도 뭘 주문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추천메뉴인 non vegtable thali라는 세트메뉴를 주문했다. 가격은 240바트 (한화로 대략 9000원 정도) 50바트짜리 인도 대표 음료인 indian masala chai tea(마살라차이 티)도 한잔 시켰다.
non vegtable thali라는 세트메뉴가 나왔다. 그릇이 크고 양이 꽤 많다. 남자 한 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구성은 난 한 장과 바삭한 전병같이 생긴 거 한 장 그리고 3종류의 카레와 밥, 인도식 요거트 라씨, 닭다리 1개, 닭가슴살 한 덩이, 야채 조금 이렇게 나온다.
일단 카레, 흰색선이 데코처럼 올라가 있는 카레는 뭔지 잘 모르겠고 그 옆이 야채가 많이 들어간 게 야채카레 같다. 그리고 맨 위에 카레는 치킨카레. 맛은 전체적으로 향신료 향이 그렇게 강하지 않으면서 부담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밥은 태국쌀보다 세로로 더 긴 인도 바스마티쌀로 한 찰기 없이 날리는 밥이다. 세로로 너무 길어서 언뜻 보면 애벌레 같기도 하다.
서로 다른 종류의 향신료로 구워진 닭가슴살 구이와 닭다리는 카레와 마찬가지로 향이 너무 강하지 않고 부담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닭다리는 약간 매콤.
난은 겉은 바삭하면서 쫄깃쫄깃하게 잘 구워져 나왔으며 전병은 소금간이 되어 있어서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이었다.
라씨는 단맛이 덜한 플레인 요거트에 시큼한 향신료가 더해진 맛이다. 건강식 먹는 느낌이었다.
넉넉한 양으로 나온 마살라차이 티를 후식으로 한잔했다. 마살라차이 티는 인도의 대표적인 홍차로 밀크티에 향신료가 첨가된 부드럽고 크리미 한 맛이다. 설탕 한 스푼 넣어서 맛있게 마셨다.
총 290밧(대략 11000원)의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GLN전자결제도 가능하다. 온눗역 들릴 일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 방문해 봐도 좋을 것 같다.
바로 옆에는 펍들이 모여있는 장소도 있으니 식사를 하고 가볍게 한잔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여기가 나이 좀 있는 양형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곳인가 보다? 손님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한 홍인들이다.